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6위였던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열풍에 힘입어 4위로 올라섰다.
11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이같은 내용의 '2024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766억9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3위를 기록했던 전년(348억4600만달러) 대비 120.1% 증가하며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1.7%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위에 머물렀다. 총 매출은 6566억9700만달러로, 2023년(408억6800만달러) 대비 60.8% 증가했다.
인텔은 2023년 1위에서 지난해 3위로 내려앉았다. 매출은 2023년(494억2700만달러)에서 제자리걸음인 498억400만달러로 시장 점유율은 7.6%다.
SK하이닉스는 순위를 두 계단 상승시켰다. 지난해 매출은 2023년(230억7700만달러) 대비 91.5% 증가한 441억8600만달러로 인텔을 바짝 뒤쫓았다. 매출 성장률 91.5%는 상위 10개 업체 중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어 퀄컴(329억7600만달러), 브로드컴(278억100만달러), 마이크론(276억1900만달러), AMD(241억2700만달러), 애플(205억1000만달러), 미디어텍(159억3400만달러) 등이 차례로 톱 10 공급사에 이름을 올렸다.
가우라브 굽타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해 상휘 10개 반도체 공급업체의 매출 순위 변동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수요의 급증과 메모리 매출이 73.4%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의 AI 워크로드에 주로 사용되는 dGPU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1위로 도약했다"며 "삼성전자는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격한 가격 반등으로 D램과 플래시 메모리 분야 모두에서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인텔은 주요 제품군 전반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AI 프로세싱 수요의 견조한 증가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총6559억달러로, 전년 5421억달러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 2월 발표된 예비 조사 전망치보다 약 3%(300억달러)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