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1일 여전한 미국 관세 불확실성 속에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전날 급등분을 일부 반납하고 2430대에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간 협력 분야로 언급한 조선주는 일제히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34포인트(0.50%) 내린 2432.72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보다 44.32포인트(1.81%) 내린 2400.74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낙폭을 줄여나갔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0포인트(2.02%) 오른 695.59로 마쳤다.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로 마감했는데 의약품 수출 호조로 바이오주가 강세를 나타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간밤 뉴욕증시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 내린 3만9593.6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46% 하락한 5268.05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31% 밀린 1만6387.31를 나타냈다.
미국 백악관에서 중국에 부과한 합계 관세율이 125%가 아닌 145%라고 확인하며 미국 증시가 하락하자, 코스피도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하락세로 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도 외국인이 6894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4335억원, 기관은 1380억원 순매수했다.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663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전기·전자, 보험 등은 1% 넘게 밀렸다. 운송·창고, 금속, 제조, 오락·문화 등은 1% 미만 소폭 하락했다. 반면 기계·장비는 4% 넘게 올랐다. 건설, 일반서비스, 제약, 의료·정밀 등은 1%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등락이 엇갈렸다. 기아는 7% 넘게 급락했다. 포스코퓨처엠, 현대차 등은 5%대 하락했다. 반면 조선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 선박 구매 의사를 시사하면서 일제히 올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의 첫 통화에서도 한미 간 협력 분야로 조선업을 언급했다. HD현대중공업은 전장 대비 5.71% 오른 3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17% 상승한 34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가는 전날 10% 급등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27만9000원이던 주가는 이달 들어 23% 급등했다. 한화오션(6.16%), HD한국조선해양(3.76%), 삼성중공업(3.94%) 등도 올랐다.
코스피와 달리 이날 코스닥 시장은 전거래일 대비 13.80포인트(2.02%) 오른 695.5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하락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회복세가 두드러지며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이 262억원, 기관이 130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374억원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실효 관세율이 145%에 달한다고 명확히 밝히면서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된 것이 심약해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다시 자극했다”며 “90일 관세 유예가 모든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상하방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