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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매출 경신’ 성심당, 뚜레쥬르·파리바게뜨 2년 연속 제쳤다…비결은?

기사입력 2025-04-12 10:18:58
기사수정 2025-04-18 16: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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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표 지역 빵집인 ‘성심당’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에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을 2년 연속 누른 성심당은 매출실적 2000억원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심당’을 운영하는 로쏘주식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937억원이다. 2023년 1243억원보다 55.8%(694억원) 증가했다.

 

성심당 전경. 연합뉴스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일 빵집 브랜드로는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넘은 건 성심당이 최초이다. 지난해엔 대전시 매출의탑(1000억원 부분)을 수상했다.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2000억원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으로는 성심당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을 2년 연속 제쳤다. 성심당은 지난해 47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315억원보다 163억원(51.7%) 증가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3억원,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298억원이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에서도 성심당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에 비해 2배 높은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맛·가성비로 동네빵집서 ‘전국구 빵집’으로

 

‘동네 빵집’인 성심당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을 누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시작했다. 1980년 아들 임영진 대표가 경영에 나서면서 다양한 메뉴를 개발했다. 2001년에 법인화해 대전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직원만 600여명에 달한다. 

 

성심당 과일시루. 연합뉴스

성심당은 ‘대전 이외의 지역에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으로 오직 대전에서만 만날 수 있다. 현재 성심당은 은행동 본점, 대전역, 롯데백화점 대전점, 대전컨벤션센터 등 4곳에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성심당을 찾는 소비자는 전국에서 몰린다. ‘빵지순례(성지 순례하 듯 전국의 빵집을 찾아간다는 의미)’의 열풍을 이끄는 것이다. 

 

성심당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튀김소보로는 1개에 1700원, 6개 세트는 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맛’과 ‘가성비’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받는 ‘00시루’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본점 옆과 롯데백화점 성심당점에는 시루만 판매하는 지점도 문을 열었다. 샌드위치만 파는 ‘샌드위치 정거장’도 본점 지하에 따로 매장을 냈다.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성심당 빵을 사기 위한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성심당 ‘00시루’의 시발주자인 ‘딸기시루’는 빵보다 딸기가 더 많이 들어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케이크 안에 딸기가 잔뜩 들어있어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이 케이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성심당 주변에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딸기시루 인기에 힘입어 망고시루, 과일시루 등도 출시됐다. 

 

성심당의 하루 매출은 3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매일 평균 1만50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며, 1인당 2만원 대의 빵을 구매한다고 한다. 

 

성심당의 매출 비결은 소비자가 몰린다고 지점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대신 ‘오직 대전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역발상의 운영 철학에 있다. 

 

대전지역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점포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에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직거래 구조이다. 판매 촉진비나 물류비가 거의 들지 않아 판매 관리에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광고홍보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구 빵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본점은 물론 각 지점도 1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줄어들지 않는 대기줄이 오히려 ‘홍보효과’를 올리고 있다. 

 

성심당 매장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역과 상생·착한기업 경영철학 호감도 상승

 

지역특산물과 계절재료를 활용해 원가 절감을 한 것도 영업이익을 높인 요인이다. 봄철 인기메뉴인 딸기시루의 딸기는 인근 충남 논산 딸기농가에서 싱싱한 딸기를 대량 구입하는 ‘상생전략’을 쓰고 있다. 딸기 농가를 돕고 대량 구입으로 비용을 낮춰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반면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원재료를 공급하고 가맹점에서 완재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보니 영업 이익률에서 차이가 난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2023년 기준 판매관리비 비중이 매출의 4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성심당의 판매관리비율은 매출의 21%로 파리바게뜨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착한 기업 이미지도 성심당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성심당은 매일 판매하고 남은 빵과 제과를 모두 양로원이나 보육시설 등에 기부하고 있다. 또 매월 3000만원 상당의 빵을 사회복지시설에 보내는 등 지역사회 환원과 상생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