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품귀 현상이 빚어진 미국에서 부활절 명절을 앞두고 ‘가짜 계란’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계란 값이 폭등하면서 계란이 감자, 마시멜로 등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 미국에서는 부활절 명절에 각종 그림을 입힌 계란을 먹으며 축복을 나누는 풍습이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오는 20일 부활절 명절을 앞두고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감자나 마시멜로 등으로 가짜 계란을 만드는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둥근 모양의 마시멜로를 염색해 병아리 모양으로 꾸미거나, 감자로 부활절 계란을 만드는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골판지로 달걀 모양을 만든 뒤 알루미늄 포일 등으로 감싸 가짜 계란을 만드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미국에서 계란값이 최근 1년 새 폭등하자 계란 대신 다른 음식으로 부활절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23년 부활절을 앞두고 계란값이 올랐을 때 처음 생겼다고 ABC는 전했다.
플라스틱이나 찰흙으로 만들어진 장난감 계란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공예품 소매 업체인 마이클스에 따르면 계란 모형 키트 판매가 전년도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

계란값이 내려갈 줄 모르자 직접 닭을 키우려는 미국인도 늘었다. 달걀을 낳을 수 있는 암탉을 빌려 주는 대여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미국반려동물제품협회(APP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닭을 키우는 미국인은 약 1100만 가구다. 2018년 580만 가구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고병원성 조류 독감(H5N1) 확산으로 4000만 마리가 넘는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달걀 가격이 급등했다. 2월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자료에 따르면 달걀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5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달걀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서 달걀을 더 많이 수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미국이 한국에서 더 많은 달걀을 수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충남 아산시 계림농장은 이달에 국내 최초로 특란 20t(1만1172판·33만5160알)을 미국 조지아주로 수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튀르키예, 브라질과 함께 미국이 앞으로 달걀 수입을 늘리는 주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