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1조2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달 17일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전월 말 대비 1조1745억원 늘어난 739조72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인 1조7992억원을 상당 부분 따라잡았다.

작년 12월 이후 내림세던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6314억원 급증해 10일 기준 102조237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저점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0일 개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4조6415억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첫 8영업일(4∼13일) 순매수 규모인 5697억원의 약 8배를 쓸어담았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5707억원 늘어난 586조2512억원으로 나타났다. 3월 증가분(2조3198억원)과 비교하면 완만한 증가세다. 다만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은 1∼2개월 시차를 두고 대출에 반영되는 중이라 4월부터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내려가고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작용해 주담대를 받거나 부족한 나머지 부분은 신용대출을 실행한 경우가 많다”며 “국내외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마이너스 통장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증가세, 여전히 1400원대를 유지 중인 환율을 고려해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경기 둔화 우려에도 서울 주택가격 강세, 가계대출 증가세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75%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