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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록의 전설’ 빅토르 최 벽화에 스프레이 훼손…팬들 분노

기사입력 2025-04-14 10:08:59
기사수정 2025-04-14 10: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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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빅토르 최 벽화.

러시아의 ‘전설적 로커’로 기억되는 고려인 2세 빅토르 최(러시아 이름 빅토르 초이)의 벽화가 낙서로 훼손돼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 샷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의 관광지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빅토르 최 벽화에 스프레이 페인트가 뿌려졌다.

 

러시아 매체들은 이번 빅토르 최 벽화 훼손에 대해 ‘충격적인 반달리즘’이라며 빅토르 최의 팬은 물론 대중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빅토르 최 벽화 훼손 행위는 이달 초에 사망한 러시아 래퍼 파샤 테흐니크(본명 파벨 이블레프)의 팬들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1일 파샤 테흐니크의 영결식을 전후해 빅토르 최 벽화에 파샤 테흐니크의 이름이 덧칠된 바 있다. 러시아 매체는 “주로 테흐니크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벽화를 훼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빅토르 최 벽화.

빅토르 최는 고려인 2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구 소련 시절의 전설적인 록스타다. 그는 19세 때인 1981년 록 그룹 ‘키노’를 결성해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지만, 1990년 8월15일 라트비아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28세에 일찍 생을 마감했다.

 

빅토르 최는 여전히 러시아 록의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그의 벽화는 동유럽권 록의 순례지로 여기지고 있다.  

 

일부 빅토르 최 팬은 테흐니크의 이름이 덧칠된 벽화에 빅토르 최가 ‘손가락 욕’을 하는 포스터를 붙이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퍼포먼스를 펼친 작가 로만 야코블레프는 “테흐니크는 빅토르 최와 동등하지 않다.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