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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무기 개발 손 떼야” 이란 “제재 해제해야”

기사입력 2025-04-14 20:10:00
기사수정 2025-04-14 19: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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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핵 협상 앞두고 신경전 팽팽
美, 목표달성 실패 땐 군사행동 시사
이란 “오만이 중재” 간접방식 고수
美매체 “19일 로마서 협상 재개” 보도

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이란이 두 번째 접촉을 앞두고 협상 방식, 의제 등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미국은 군사행동을 시사하며 압박에 나섰고, 이란은 협상이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교환이라는 의제에 국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3일(현지시간) 이란의 일간 신문에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에 관한 기사가 실린 모습. 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CBS방송 인터뷰에서 첫 협상을 “생산적이었다”며 평가하면서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목표를 외교적 방식으로 달성하지 못하면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이 결렬된다면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폭격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다음 협상이 핵 문제와 제재 해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미국 측과 어떤 다른 의제에 관해서도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문제 삼을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등 국방 역량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2차 협상에 대해 “계속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며, 오만이 중재자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 이란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12일 중재국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약 2시간 동안 핵 협상을 벌였다. 양국 대표단은 별도 공간에 머물며 오만 당국자가 양측을 오가며 메시지를 전하는 간접 대화로 진행됐고 회담 말미 위트코프 특사와 아락치 장관이 몇분간 직접 대면했다. 양국의 고위급 핵 협상은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타결 이후 약 10년 만이다.

두 번째 협상은 1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