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50일 남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6·3 조기대선’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사전투표일(5월29∼30일)을 감안하면, 국민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선택할 시한은 더 줄어든다.

‘조기대선 레이스’ 초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체제다. 이 전 대표는 다수 여론조사에서 다른 주자들 대비 2∼3배 이상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압도적 우위 국면이 계속되고 있으나, 실제 대선 결과로 이어지기에는 섣부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14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반(反)이재명 빅텐트’가 실현될 수 있을지 여부, 대선 때마다 일어났던 ‘제3지대’의 위력, 조기대선 특유의 ‘대선 후보 설화(舌禍)’에 따른 지지율 변동을 변수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크게 앞서가는 이 전 대표에 맞설 수 있는 ‘반(反)이재명’ 단일 후보의 조속한 형성이 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른바 ‘반명 빅텐트’ 성공 여부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은 ‘이재명’에 대한 찬반 투표”라며 “국민의힘 경선이 흥행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지지율이 어느 정도 나와주는 상황이 유지된다면, 유권자들이 야당이 입법권을 가진 상황에서 행정권까지 가져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으로 고민되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덕수 대망론’도 이러한 분석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반이재명’이라는 명분만으로는 강고한 연대를 구축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전직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민주당 내 비명세력이 ‘김문수’로 상징되는 보수 극우 세력과 힘을 합칠 수 있다는 논리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강구도’하에서 두 당 모두에 실망한 이른바 ‘제3지대’로 민심이 모여 대선 변수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일보와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 전 대표 및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3자 대결에서 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독자 완주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 후보로 상징되는 제3지대의 지지율이 10%대 초반이라는 점은 변수의 파급력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후보가 가져가는 기본적 표가 5%는 될 텐데 이 후보는 단일화를 절대 안 할 것이고, ‘반이재명 연대’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갑작스럽게 치러지는 조기대선이라는 점에서 ‘설화 리스크’도 주목할 변수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까지 추격했으나, ‘MB 아바타’ 발언 등 실언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바 있다. 최 교수는 “안 후보가 시간이 짧아서 이를 회복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