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넘어가 은행에서 1억원을 찾은 20대가 추가 인출을 시도하다 은행원의 대처로 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았다.

15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강서구 KB국민은행 발산역점에서 20대 고객 A씨가 현금 3200만원을 인출하려 하면서도 자금의 출처와 인출 사유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 기미를 눈치챈 은행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강서경찰서 경찰관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A씨 가족과 연락했고, 인출금이 가족에게서 받은 사업 자금이라는 A씨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A씨가 같은 날 다른 은행에서 이미 5회에 걸쳐 총 1억원을 인출한 사실도 파악했다. 그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게 확실해졌다.
경찰관과 직원의 설명 끝에 A씨는 현금을 추가로 인출하지 않을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찰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현금을 인출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칭범이 시키는 대로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한 것이다.
김병기 강서경찰서장은 “은행의 신속한 신고와 경찰의 끈질긴 대처가 큰 피해를 막았다”며 은행 측에 감사장을 전달했다.
앞서 6억원이 든 통장을 들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자와 만나러 가던 60대 남성이 경찰관의 끈질긴 설득 덕분에 피해를 모면했다.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쯤 112종합상황실에 한 여성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60대 남편 A씨가 대포통장 개설 문제로 수사를 받기 위해 6억원 가량이 든 은행 통장을 모두 들고 서울로 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보이스피싱이란 점을 감지한 112 상황실의 기호필 경위는 A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전화가 안 됐다. 이에 기 경위는 A씨에게 간곡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A씨는 경찰에 “죄를 지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범죄 피의자로 연루됐다고 하니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며 “퇴직금 등 전 재산을 빼앗길 뻔해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