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반(反)이재명 빅텐트론’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구(舊)여권 인사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산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의 지지율을 넘지 못하자, 빅텐트를 세워 돌파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다만 텐트 밖 주자들이 아직 동참의 뜻을 밝히지 않아 빅텐트가 실제로 구성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부터 적극적이다. 김 전 장관은 15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든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전 장관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연대 등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연대 시기에 대해서는 “당내 경선이 끝난 후”라는 단서를 달았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빅텐트론에 가세했다. 홍 전 시장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개혁신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도 같이해야 (이재명 예비후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연정’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집권하면 민주당에 내각 옆자리를 떼어주는 연정을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나라를 위해서 해야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라고 답했다.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는 원론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나 의원은 유튜브에 출연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다면 우리가 많은 상상을 해봐야 하고 때로는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 전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원칙적으로 보수 진영의 많은 분과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 전 대표 역시 “우리 당의 경선 자체를 희화화하는 방식의 (단일화를) 전제하는 거라면 찬성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빅텐트론의 성사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 당내 경선에 불참한 유 전 의원, 비명 기치를 내세운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 개혁신당은 “빅텐트는 낡은 정치공학”이라며 반대를 표명했다. 빅텐트론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광주 서구의 기아 공장 등을 찾았다. 관세전쟁 영향이 큰 자동차 기업을 방문한 것이지만 호남의 심장인 광주를 찾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