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16일,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공명선거 실천 협약식’에 참석해 공정한 경쟁과 단합의 의지를 다졌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선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경선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로 인한 경선 흥행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나흘간 충청권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12일간의 경선을 진행한다.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수도권 네 개 권역 순회 경선을 거쳐, 오는 27일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이 후보는 이날 SNS에 ‘제21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 개봉박두’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권리당원의 온라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진짜 대한민국’을 완성해달라”며 “오늘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이다”라고 썼다.
앞서 민주당 경선 룰이 권리당원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결정되면서,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당원 지지세가 압도적인 이 후보에게 유리한 규칙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두관 전 의원 등 일부 후보가 경선 참여를 거부하면서, 당내에서는 경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번 조기 대선에서는 경선 흥행에 크게 무게를 두기보다 본선 대비에 힘써야 한다는 기류도 적지 않다.
이 후보 측은 경선을 조용히 치르고 본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다른 후보들을 견제하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이날 이재명 캠프 정무전략본부장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경선 룰과 관련해 “김동연·김경수 경선 후보에게 훨씬 더 유리한 제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이 시행됐을 경우, 조직 규모가 큰 이 후보가 오히려 더 유리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 측이 캠프 차원에서 경선 룰 관련 불만에 대해 공개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의 싱크탱크인 ‘성장과통합’은 이날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다시 빛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성장과통합은 이 후보의 대선 공약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상임공동대표는 유종일 전 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맡았다.
성장과통합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3·4·5 성장 전략(3% 잠재성장률·4대 수출강국·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유 상임공동대표는 “AI 기반 기술혁신과 대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정책개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AI 대전환을 전 산업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면 성장 과정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그 과실을 분배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시작된 이 후보 후원금 모금은 하루 만에 법정 한도인 29억4000만원을 채웠다.

이 후보는 이날 SNS 글을 통해 “불과 하루 만에 후원 모금액을 가득 채웠다”며 “뜻을 모아주신 6만3000여명의 동지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액 후원 비율이 압도적이다. 새로운 나라를 열망하는 한 분, 한 분의 간절함이 유독 무겁게 다가온다”며 “늘 그래 왔듯 앞장서서 상처와 책임을 감수하며 새 길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 후원회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후원금 모금이 당일에 법정 한도를 달성했고 전체 후원 중 99%가 10만원 미만의 소액 후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후원회는 후원이 몰리면서 초과입금이 된 경우도 있어 초과입금분은 반환할 예정이다. 역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중 하루 만에 후원금 법정 한도를 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