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일 김문수 당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후보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르면 5일 단일화 추진기구를 통해 단일화 일정, 후보 선출 방식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선거대책위원 간담회를 마친 뒤 “선대위 아래 단일화 추진 기구를 빨리 만들고, 이를 통해 한 후보 측과 단일화 문제를 협상하기로 했다”며 “김 후보도 당장 단일화 한다는, 이재명 대표와 싸워 이겨야 한다는 대전제는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추진 기구 설치 시점에 대해 “최대한 빨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시점을 못 박을 수 없는 것은 상대방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있는데 우리 일정대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물밑 접촉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 측은 이날 “단일화 일정과 방식에 대해서 김 후보와 당 측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려 한다”며 “김 후보도 전날(3일) 선출됐으니 어제 오늘 냉철하게 상황을 보는 ‘쿨다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두 후보 간 단일화를 두고 각 후보 캠프에선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김 후보와 한 후보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에 함께 참석한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이후 양자 간 첫 대면이다.
한편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이날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통합’ 행보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후엔 한센인 마을인 경기 포천시 장자마을, 의정부 제일시장을 찾아 주민·상인들을 만났다. 김 후보는 경기지사 재임 당시 한센인 마을 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시설인 ‘행복학습마을’을 조성했고,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혔던 염색공장을 산업단지로 합법화한 바 있다.
한 후보는 호남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쳤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전북 전주시 제지공장에서 발생한 질식 사고로 숨진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냈다. 그는 “산업 현장 최일선에서 애쓰시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적었다. 한 후보는 자신의 고향을 ‘전주’라고 밝히며 호남 민심 잡기에 연일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후보는 전날 당 최종 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탄핵찬성파의 대표주자인 한 전 대표가 지닌 중도 확장성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한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제안했고, 한 후보는 “조금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 역시 한 전 대표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한 후보가 ‘그동안 고생했다. 조만간 만나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