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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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겨냥한 이재명 “조봉암 사법살인·DJ에 사형선고”

기사입력 2025-05-06 17:31:07
기사수정 2025-05-06 21: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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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 발언 자제서 강경 선회
“반드시 살아서 새 나라 만들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6일 ‘사법살인’을 직접 언급하며,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결정을 비판했다.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등 사법부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가운데, 이 후보가 여기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 1일 대법원 결정 이후 발언을 자제하며 지역 민생 행보에 집중해 왔지만, 이날은 사법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충북 증평군 증평장뜰시장을 찾아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 후보는 충북 증평군 증평읍 장뜰시장을 방문해 “가끔씩은 불의한 세력의 불의한 기도가 성공하기도 한다”며 “조봉암, 그 훌륭한 정치인이 사법살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혁당 아느냐. 그 억울한 선생님, 그냥 동네 필부 등이 왜 그렇게 하루아침에 처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느냐”면서 “김대중은 왜 아무런 한 일도 없이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받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죽은 사람도 있고, 산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 이번에는 반드시 살아서, 반드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사법살인이라는 표현을 꺼낸 것은 결백을 강조하는 동시에, 대법원이 자신을 겨냥해 부당한 판단을 내렸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민주당 당 대표 시절이던 2023년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출석을 전후로도 조봉암 사법살인, 박정희 정권의 김영삼 의원 제명, 전두환 정권의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적 탄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이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인 줄 알았는데, 국민의힘 후보는 어디 가고 난데없이 대한민국 거대 기득권과 싸우고 있다”면서 “그게 누구든, 국민과 함께 꼭 이기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거대 기득권은 사법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옥천군을 방문해서는 ‘국민보도연맹’ 사건 피해자 유가족을 찾아 ‘선거운동은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헌법 제116조 1항의 내용이 적힌 안내문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재판 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루라고 촉구하고 있다.


박영준 기자, 증평=변세현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