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이준석 “김문수 상황, 겪어본 듯한 기시감”…홍준표 “‘김덕수’는 역공작 하면 안 되나”

기사입력 2025-05-07 10:58:45
기사수정 2025-05-07 11:03:24
+ -
이준석, 3년 전 탈당 상황 빗대 국힘 비판
홍준표 “내가 겪은 것 밝히고 떠나야겠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문수 대선후보의 갈등과 관련해 “이번 상황은 언젠가 겪어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며 “역시 변한 것이 없는 사람들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지난 5일 대구 동구 동화사 통일대불광장에서 열린 봉축대법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서 “내가 김문수 후보와 정책적으로는 많은 이견이 있지만 (지금 김 후보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기시감이 든다”며 “하루는 이준석을 쫓아낸 상황에 대해 사과를 검토하면서 며칠 뒤에는 그와 똑같은 행동을 답습하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사과가) 진심이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을 거쳐 대선후보로 선출됐지만 당 지도부로부터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다.

 

김 후보는 당에 대해 “저를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는 반면, 당 지도부와 의원 다수는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를 약속하지 않았다면 최종 후보가 됐겠느냐.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 후보만으로는 대선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붙었을 때 승산이 없다고 보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 의원의 ‘기시감’ 언급은 김 후보의 현재 처지를 3년 전 자신의 상황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1년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의원은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정계은퇴 의사를 밝혔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말을 보탰다.

 

홍 전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왜 김문수를 비난하나. 김문수는 당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나”라며 “무상열차를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뉴스1

홍 전 대구시장은 “아무래도 내가 겪은 경선 과정은 밝히고 떠나야겠다”며 자신의 탈락 배경에 당 지도부의 공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설마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할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그러나 그게 현실화하면서 김문수는 ‘김덕수’(김문수 + 한덕수)라고 자칭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 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트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전 총리를 당의 최종 후보를 세우기 위해 당 지도부가 자신보다 당내 기반이 약한 김 후보를 지원한 탓에 자신이 경선에서 탈락했다는 주장이다. 

 

홍 전 시장은 “나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한순간 김문수가 당원 지지 1위로 올라섰다. 그걸 2차 경선 나흘 전에 알았다”면서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김덕수’를 자처하며 당 지도부의 의중을 이용하고선 현재는 대치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김 후보를 거들면서도 후보와 당을 향해 모두 일침을 놓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