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공립 유치원 폄하 대사 논란에 사과한 KBS 2TV 일일드라마 ‘여왕의집’ 제작진이 부적절한 대목으로 지적된 대사를 삭제한 영상을 홈페이지에 재업로드했다.
7일 KBS에 따르면 이 드라마 다시보기 페이지에는 국공립 유치원 폄하 논란에 휘말린 대사가 빠진 30여분 분량 영상이 최근 게재됐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1회에서는 재벌가 손주 유괴 사건에 고통스러워하는 가족 모습이 전파를 탔고, 이 방송에서 노숙자(이보희 분)는 사돈인 최자영(이상숙 분)에게 “돈도 많은 재벌집에서 국공립 유치원을 보냅니까”라며 “비싼 사립 유치원에 보냈으면 이런 사단은 안났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혹여나 외손주라고 괄시하는 거냐”고 따졌다.
국공립 유치원에 다녀 아동 유괴 사건이 발생했다는 말로 들린 대사에 시청자들은 분노했고, ‘어떻게 공영방송에서 사립 유치원이 더 우월하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는 대사를 쓰느냐’ 등 비판이 시청자 게시판에 쇄도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도 성명에서 “국공립 유치원의 안전성과 교육적 가치를 폄하하고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국공립 유치원을 ‘값싼 선택’이라 왜곡된 인식으로 묘사한 설정은 국민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홈페이지에 다시 올라온 영상에는 ‘혹여나 외손주라고 괄시하는 거냐’는 대사만 포함됐다.

제작진은 사과문에서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주인공이 아들을 국공립 유치원에 내보낸다는 설정은 그만큼 국공립 유치원을 신뢰한다는 맥락이 있다”며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방송 후 해당 대사가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과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표현이라는 국공립 유치원 교사들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문제가 된 대사는 삭제해 재업로드하겠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시청자 여러분과 국공립 유치원 종사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콘텐츠의 사회적 영향력을 숙고하며 향후 콘텐츠 제작 시 공교육과 교육기관 이미지가 왜곡되지 않게 더욱 주의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