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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경상수지 23개월 연속 흑자… “관세 여파 2025년 750억 달러 달성은 어려울 듯”

기사입력 2025-05-10 00:33:22
기사수정 2025-05-10 00: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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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4억달러, 3월 기준 역대 3번째 최장 기간 흑자
반도체 등 IT 호조, 대미 자동차 수출은 감소세
미 관세 영향 아직 반영 안 돼..4월부터 본격 영향
한은 2월 전망한 연간 750억 달러 달성 어려울 듯

올해 3월 경상수지가 9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3월 기준 역대 3번째로 2000년대 들어 3번째 최장기간 연속 흑자다. 하지만 4월부터 미국 트럼프 관세 영향이 반영되면서 연간 전망치 750억 달러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9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월 기준 2016년(111억2000만 달러), 2015년(97억6000만 달러) 이후 3번째로 많은 규모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2023년 5월(20억9000만 달러) 이후 23개월째 흑자로 2000년대 들어 3번째 최장 연속 흑자이기도 하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4억9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지난 2023년 4월(6억6000만 달러) 이후 24개월째 흑자다. 반도체 수출의 1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하고, 컴퓨터 수출 호조 등이 이어지며 전월보다 흑자 폭이 소폭 확대됐다.

 

수출은 593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2% 증가했다. 통관기준으로 582억2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0% 증가했다. 승용차가 전년대비 2.0% 늘었고, 정보통신기기( 21.0%)등의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11.6%)이 증가했다.

 

수입은 508억2000만 달러로 2.3% 증가했다. 통관기준으로 자본재가 전년동기대비 14.1% 증가했고, 소비재(7.1%)의 수입 증가세 지속됐다. 자본재 중에서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85.1% 늘었고, 전기·전자기기는 8.7% 상승했다.

 

3월까지는 트럼프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은 3월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달부터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겼지만, 상호관세는 7월 초까지 90일간 유예를 결정했다.

 

4월부터는 미국의 관세 영향이 점진적으로 반영되며 경상수지 흑자폭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수요 부진 등으로 올해 들어 계속 줄고 있다”면서 “4월부터 25% 관세 시행으로 그 전에 조기 선적한 부분도 있고, 미국 현지에서 재고로 충당하는 부분도 있어 이런 흐름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4월 무역수지는 3월과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4월은 통상 계절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지 집중되는 시기로 흑자 규모가 3월보다 많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경상수지 규모도 한은이 2월 경제 전망 당시 제시한 예상치 75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분기만 보면 지난해와 조사국 전망치보다 높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광범위하게 시행될 것으로 예고된 만큼 경상수지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호관세가 90일간 유예된 부분이 있고, 의약품 등 품목 관세가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경상수지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 같은 상황으로,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높아 진행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