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프레임을 걷어내고 본질만 놓고 봤을 때는 민주당이 더 보수당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니 민주당을 거부할 이유는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공정 등을 다 내친 것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어떻게든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을 국민들께서 사랑할 수 있는 당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고 할 수 있는 노력을 많이 했다”며 “제가 많이 부족해서 바꾸지 못하고 결국 탈당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괴롭히는 것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는데 부끄러운 것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내홍과 관련해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겨냥해 “말이 안 된다. 일단 기본적으로 후보들이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2월 3일 비상계엄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 않는가. 책임 있는 자들이 깊이 사과해야 할 부분인데 이들은 현장에 있었던 국무위원들이다”며 “대통령 탄핵에도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분들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대통령 탄핵을 결정해 생긴 이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께 진지한 사과 이런 것도 없이 마치 코미디 프로 진행하듯이 경선을 진행했다”며 “대통령 선거면 중요한 것은 국가 비전과 정책,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방향성인데 거기에 대한 얘기도 하나도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제가 생각하는 보수는 사회 내재 가치와 원칙을 지켜가는 것인데 2025년 보수의 가치라는 것은 민주주의, 법치, 공정, 합리, 개방, 포용, 자유 이런 것들이다. 이걸 누가 더 잘 실천하고 있는가”라며 “국민의힘은 일단 민주주의, 법치주의, 공정 다 내팽개친 것 같다. 물론 상대적이지만 민주당이 훨씬 이 가치에 충실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날 김 의원은 국립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 “국민의힘 탈당으로 무소속 의원이 된다”며 “기회가 된다면 이재명, 이준석 후보 등 대선 후보님들과 만나 현안 해결과 나라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김 의원 탈당에 대해 “우리 국민이나 국가 입장에서 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김 의원을 만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꼭 김 의원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우국충정을 가진 어떤 분이라도 최대한 만나서 함께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