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와 관련해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 시켰다”며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문수 대선후보 교체를 결정한 당 지도부를 향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 추종자들에 휘둘리는 당인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저를 막으려고 한덕수 후보와 친윤들을 한팀처럼 이용한 과오가 있는 것도 맞고, 설령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를 교체할 사정이 생겼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경선 참여자들을 배제하고 왜 당원도 아닌 ‘특정인 한덕수’로 콕 찍어서 교체해야 하는건지 설명 불가능하다”며 “직전에 기습공고해 다른 사람의 입후보를 물리적으로 막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와 선거관리위를 동시에 열어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문수 후보 선출 취소, 한덕수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안건을 의결했다.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함께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는데,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후보 신청 등록을 받았다. 전 당원을 대상으로 이날 후보 재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한 후보로 후보 교체가 완료된다.
한 전 대표는 “(김 후보에서 한 후보로 교체하는 이유가) 비공개 샘플링한 여론조사 때문이라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냥 친윤들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분(한 전 총리)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도 않고, 계엄발표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막지 못한 총리일 뿐”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억지로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내면 국민들로부터 표를 얼마나 받을 것 같습니까. 친윤들이 그걸 모르겠습니까.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 승리에는 애당초 관심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혁신 없이는 승리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후보 교체 명분으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비대위 의결 등으로 대선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는 당헌 74조2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전 당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일 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86.7%로 나타난 결과가 ‘상당한 사유’로 제시됐다. 당원 뜻에 반해 김 후보가 단일화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고, 그로 인해 중앙선관위 등록까지 시한이 남지 않은 걸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8∼9일 이틀 간 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김 후보와 한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도 진행했다. 중앙선관위 결정에 따라 조사 결과는 공표되지 않았지만, 한 후보가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