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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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숙원 흔들리자 폭발한 민심…호남고속도 확장 다시 추진

입력 : 2025-07-01 19:12:03
수정 : 2025-07-01 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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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토론회서 분통…강기정 광주시장 "삭감된 국비 살려내겠다"

국비 삭감으로 무산 위기에 놓였던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이 시민들의 여론에 힘입어 다시 추진된다.

광주시는 확산하는 책임론에 재정 부담을 감수하고 연내 착공에 힘쓰기로 했다.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 주민토론회. 연합뉴스

강기정 광주시장은 1일 북구 비엔날레전시관 거시기홀에서 열린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 주민토론회에서 "삭감된 국비 367억원을 어떻게든 살려내 올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급작스럽게 공지된 일정에도 토론회장에는 광주시의원, 북구의원, 주민 등 2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대다수 주민은 30년 넘게 추진되지 못한 확장사업을 지금이라도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경본 북구 용봉동 패션의거리 상인회장은 "용봉IC 진입로 설치와 호남고속도로 확장은 몇십년 전부터 수백 번 이야기한 사안인데 인제 와서 무산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비엔날레전시관이 새로 건립되고, 운암3단지 아파트 개발 등이 완료되면 이곳은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북구 주민은 "불과 2년 전에 국토부 관계자까지 와서 주민설명회까지 했는데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라며 "30년 동안 호남고속도로 확장을 공약으로 내 건 정치인들의 우롱과 사탕발림에 시민들은 맨날 속고 또 속았다"고 성토했다.못한건가

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산월IC 구간은 매년 교통량이 증가해 2000년대 들어 확장 공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비 50%, 시비 50%가 투입되는데 2천763억원이었던 최초 사업비가 두차례의 타당성 재조사를 거치면서 7천943억원까지 늘어났다.

광주시는 매년 1천억원에 달하는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올해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의회에서도 사업을 당장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조석호(더불어민주당·북구4) 광주시의원은 "각종 사업으로 2조가 넘는 지방채를 이미 쓴 상황에서 30년 숙원 사업에는 쓸 수 없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채은지(더불어민주당·비례) 광주시의회 부의장은 최대한 국비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지현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광산1)은 공사로 훼손될 맥문동 숲길과 과도한 지방채 발행을 이유로 반대했다.

2시간이 넘는 공방 끝에 강 시장은 19명 중 16명이 확장공사를 우선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국비를 부활시켜 올해 추진하기로 결론 내렸다.

정부는 광주시가 예산 67억원을 집행하지 않은 것을 두고 추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추경안에서 국비 367억원을 삭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