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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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하위사용자 책임’ 부과하려면 부처 간 협업·실행 경로 확보 필요해”

입력 : 2025-11-27 15:21:00
수정 : 2025-11-27 15: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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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참사 없는 사회’ 국회 토론회 개최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에 ‘하위사용자 책임’을 신설할 경우 소관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 외 다른 관계부처와의 협업체계가 확보돼야 실효성이 확보될 것이란 목소리가 국회 토론회에서 나왔다. 하위사용자는 ‘화학물질을 실제 사용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화학물질 참사 없는 사회를 위한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 제공

이들은 기후부 권한·책임 범위 밖 주체들이기에 실질적인 책임 부과를 위해선 타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필수란 지적이다. 현행 화평법은 화학물질 제조·수입업자에게만 직접 책임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화학물질을 다루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엔 역부족이란 비판이 계속 잇따르는 터다.

 

법률사무소 지담의 임자운 변호사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과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이 공동 주최한 ‘화학물질 참사 없는 사회를 위한 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에서 시장에서 화학물질을 선택·사용하는 하위사용자에게 유럽연합(EU)의 화학물질 규제인 ‘REACH’에 준하는 책임 부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REACH는 하위사용자가 화학물질 용도 정보를 공급자에게 제공하도록 하거나 안전 사용 정보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 모든 사용자는 위험성이 평가되고 안전 사용 방법이 확인된 용도로만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기후부 소관인 화평법에만 반영할 게 아니라 고용노동부 소관인 산업안전보건법 등 타법에도 반영하는 식의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부처 특성상 하위사용자 관리·제재에 기후부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노동부 등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보장돼야 실효성이 확보될 수 있단 취지에서다.

 

이경석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국민행동) 운영위원장 또한 하위사용자 책임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가습기살균제 제조사가 용도와 사용 조건을 확인하는 이 제도를 따랐다면 ‘흡입 노출’이라는 사용 조건이 안전한 사용 조건이 포함돼 있지 않음을 인지하고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U의 경우 하위사용자가 등록된 용도 외로 사용하고 싶다면 제조자에게 신고하거나 직접 화학 위험성 보고서(CSR)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운영위원장은 “이는 사용하려는 화학물질 흡입 독성을 검토하게 만들고, 위험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면 안전한 사용 조건을 설정하거나 그 사용을 금지하는 다른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운영위원장 또한 임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하위사용자 책임을 제도로만 도입한다고 참사를 막을 순 없단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산업계의 준수 능력, 규제기관의 감독 역량, 과학적 데이터의 충실함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박홍배 의원실 소속 문관식 보좌관도 하위사용자 책임 필요성 강화에 공감한다면서도 “중요한 건 실제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관련 업계에 중소·영세 사업장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다품종·소량생산과 외주화 공정이 일반적인 터라 정책수용성이나 집행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단 점을 거론하며 실행경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단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실사용 사업장의 용도 정보 확보 ▲고위험 물질과 반복사고 업종부터 적용하는 단계적 규제 ▲제조자·실사용 사업장 간 양방향 정보 구조 확보 등 대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