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워싱턴의 대표 공연장인 ‘트럼프·케네디센터’의 장기 휴관을 결정했다. 건물 노후화에 따른 전면 개보수를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예술인들의 연이은 공연 보이콧이 휴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케네디 센터는 2026년 7월4일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문을 닫을 것이며, 동시에 2년간의 새롭고 화려한 공연 단지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연장 폐쇄 후 공사를 할지, 공연을 이어가며 장기간에 걸쳐 부분 공사를 할지를 두고 지난 1년간 전문가들과 검토해왔다면서 “폐쇄하지 않는다면 공사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많은 행사 관객들로 인해 방해받는 상황이 생기면서 완공 시기가 훨씬 더 늦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연장은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직후 연방 의회가 추모의 뜻을 담아 건립을 추진, 1971년 ‘존 F 케네디 공연예술 센터’라는 이름으로 개관한 뒤 수도 워싱턴의 대표적 문화공연시설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직접 공연장의 이사장을 맡고 이름까지 ‘트럼프·케네디센터’로 개칭하자 예술계가 공연을 보이콧하며 대대적으로 반발했다.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꼽히는 작곡가 필립 글래스,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뮤지컬 ‘위키드’의 작곡가 스티븐 슈워츠 등 공연 보이콧에 나선 예술가들이 수십명에 달하고, 심지어 개관 이후 줄곧 이곳을 본거지로 삼았던 워싱턴 국립오페라단까지 주공연장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연장의 사실상 ‘폐쇄’가 최근 예술계의 반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면대응 차원에서 나온 결정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