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이 내건 목표는 금메달 3개 이상 획득, 종합 순위 10위 이내다. 자국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로 종합 7위에 올랐던 한국은 2022 베이징에선 금메달 2개로 종합 14위에 그쳤다. 대표팀 선수단장을 맡은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베이징대회 때보다 금메달 1개는 더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의 ‘밀라노 상륙작전’이 성공하기 위해선 전통의 메달밭인 쇼트트랙과 빙속이 관건이다. 쇼트트랙은 곧 한국 동계올림픽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이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딴 33개의 금메달 중 26개(78.8)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도 1992 알베르빌에서 쇼트트랙의 김기훈이 따냈다. 2022 베이징에서도 쇼트트랙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내는 등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을 모두 책임졌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선 한국의 쇼트트랙 최강국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새 전력이 급상승한 캐나다의 기세가 워낙 무섭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투어에서 금메달 15개로 금메달 9개의 한국을 제치고 종합 1위에 올랐다. 캐나다 남녀 에이스인 윌리엄 단지누, 코트니 사로는 현재 자타공인 쇼트트랙 1인자다.
물론 올림픽은 워낙 변수가 많은 데다 한국은 그간 올림픽에서 숱한 견제를 이겨낸 경험을 믿는다. 여자 대표팀 최민정(27), 김길리(21·이상 성남시청), 남자대표팀 임종언(18·고양시청), 황대헌(26·강원도청)의 ‘쌍끌이 활약’에 기대를 건다. 특히 남녀 대표팀 모두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의지가 크다. 8년 전 평창에서 여자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으나 이후 고의 충돌 의혹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최민정과 심석희(28·서울시청)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계주 금메달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쇼트트랙 첫 메달은 이르면 10일 승전보를 전해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8시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혼성 2000m 계주가 진행된다.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22 베이징에서 한국은 첫 판인 준준결승에서 탈락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남녀 대표팀 에이스 4명이 합심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개인전에서는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남녀 1500m의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다. 남자 1500m 결승은 15일, 여자 1500m 결승은 21일에 열린다.
총 14개의 금메달이 걸린 빙속에서도 메달을 기대한다. 여자 단거리 ‘투톱’ 김민선(26·의정부시청)과 이나현(20·한국체대)은 16일 주 종목인 여자 500m에 출전한다. 2025~2026시즌 세계 신기록을 세운 펨케 콕(네덜란드)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갈릴 수 있다. 2018 평창 팀추월 은메달, 2022 베이징 매스스타트 은메달의 정재원(24·강원도청)은 세 번째 올림픽에서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평창 대회 팀추월 8위,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 결승 진출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던 여자 장거리의 박지우(27·강원도청)도 생애 세 번째 올림픽에서 기어코 메달을 따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도 메달 도전을 넘어 금메달까지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 설상 종목에서는 2018 평창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에서 ‘배추보이’ 이상호(30)가 딴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이상호는 2022 베이징의 8강 탈락을 딛고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는 한국 설상의 새 역사가 쓰일 수도 있다. 최가온(17·세화여고)은 올 시즌 열린 월드컵에서 3차례 우승을 차지해 올림픽 설상 종목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줄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가온의 맞상대는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까지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스노보드 여제’ 한국계 미국인 2세 클로이 김이다. 스노보드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클로이 김과 최가온의 맞대결은 이번 올림픽 통틀어 손에 꼽히는 ‘빅매치’로 주목받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대표팀도 남녀 싱글과 단체전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선다. ‘피겨 프린스’ 차준환(24·서울시청)은 휘문고 재학 시절이던 2018 평창을 통해 올림픽 무대에 데뷔해 종합 15위에 올랐고, 2022 베이징에선 종합 5위에 오르며 김연아 은퇴 이후 한국 피겨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는 각오로 출전하는 차준환이 메달을 따낼지 관심이 쏠린다. 남자 싱글의 김현겸(19), 여자 싱글의 이해인(20·이상 고려대)과 신지아(17·세화여고)도 ‘깜짝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메달 기대주는 경기도청 컬링 여자팀이다. 김은지(35), 김민지(26), 김수지(32), 설예은(29), 설예지(29)로 구성된 경기도청 팀은 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여자 컬링 결승전에서 메달 도전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