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한 자치구에서 10대 정도의 공공버스를 운영해 본 경험으로 7000대가 넘는 서울시에 버스 공영제를 적용하자는 것은 깊은 연구가 결여된 즉흥적인 제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차기 후보로 꼽히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최근 제기한 서울 시내버스 민·공영 이원화 주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파업이 있었다고 해서 곧바로 시내버스 전체를 공영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나온다”며 “여러 장단점을 고루 파악해서 가장 현실성 있고 미래지향이고 지속 가능한 방안을 찾아내는 사고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구청장은 지난 3일 민주당 이해식·채현일 의원 주최로 열린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토론회에서 민·공영 이원화를 제시한 바 있다. 교통망에서 소외된 지역이나 수익이 나지 않아 운영이 어려운 노선은 공공버스로 전환하고 경영상 이익이 확보되는 수익 중심 노선은 민간이 맡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와 함께 시내버스 적자 보전 기준이 되는 금액인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할 때 이윤 보전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전체 버스를 공영제로 전환하면 2023년 기준으로 2조1000억원이 더 들어가 매년 1000억원 정도의 시민 세금을 써야 한다”며 “과연 이것이 지혜로운 것인가 판단이 필요하고 부분적으로 적자 노선만 공영제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도 시민 부담이 늘어나는 건 당연하고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에 반대 입장을 보인 것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갑자기 논의를 시작한 게 아니라 이전 시도지사협의회에서도 안건이 올라왔었고 특별시·광역시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던 사안”이라며 “당시 경기도는 참여하지 않아 특별시와 광역시만 논의를 했다가 최근 ‘우리도 같은 의견으로 참여하겠다’고 연락을 해놓고 서울시가 문제 제기를 하니까 김 지사가 기존과 상반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느 게 진심인지 혼란스러운데 아마도 정치적 판단을 한 게 아닌가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며 “선거가 다가오는 건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을 포함해 인천·부산·대전·대구·광주·창원 등 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필수공익사업은 철도, 항공, 병원, 전기 등 업무 중단 시 국민 생명과 안전, 일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공공서비스를 뜻한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파업 중에도 최소한의 운행률을 유지해야 한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사측과 임금 갈등으로 지난달 13∼14일 역대 최장인 2일 동안 파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