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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새벽배송 족쇄 풀리나 기대… 소상공인 “골목상권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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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관련 법안 개정안 추진

영업제한, 전통시장 활성화 미미
쿠팡 등 온라인 쇼핑 독주만 강화

마트업계 “온·오프 간 불균형 해소”
수익 창출 성과 이어질지 불투명
의무휴업 규제 완화도 검토 요구

자영업총연합회 “개악… 투쟁할 것”
정부, 보상 위한 상생안 마련 논의

정부와 여당이 13년 만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폐지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업계가 반색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새벽배송 금지 족쇄에 묶인 틈을 타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며 유통 공룡이 된 쿠팡을 견제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제고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다만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 완화로 골목 상권이 위축될 수 있다”고 반발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에 따르면, 전날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상생 방안 중 하나로 유통산업 발전법에 명시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금지 조항을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유통산업 발전법은 매월 이틀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고 대형마트가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데, 전자상거래 영업은 예외로 허용하자는 것이다.

 

분주한 하역장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외 온라인 주문·배송을 제한하는 이른바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없애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가운데 5일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의 하역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분주한 하역장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외 온라인 주문·배송을 제한하는 이른바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없애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가운데 5일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의 하역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유통업계에선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24시간 영업이 가능한 쿠팡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과 대형마트와의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새벽배송 영업 제한 규제가 그 취지인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고 온라인 쇼핑 독주체제만 강화했다는 비판도 상당했다. 실제로 정부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금지한 이후 쿠팡은 무주공산이 된 신선식품 배송 시장을 독식하며 가파른 성장을 나타냈다. 2024년 기준 쿠팡 매출액은 41조2901억원으로 27조∼28조원에 머문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압도했다.

대형마트 3사는 ‘새벽배송’ 영업 허용 방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국 1800여 점포를 ‘도심형 물류거점’으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와 관련, 마트업계에선 “온·오프라인 업체 간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긍정론과 “쿠팡의 지배력이 강한 새벽배송 시장에서 대형마트라고 해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교차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주문을 통한 새벽배송이 어느 정도 수익을 낼지에 대해선 따져봐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쿠팡 독주를 견제할 수준으로 대형마트들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넓히려면 막대한 투자를 감수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을 위해 10여년간 약 9조원을 투자했고, 2024년부터 올해까지 3조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뉴시스

이 때문에 대형마트 업계에선 규제의 또 다른 축인 ‘의무휴업일’ 완화를 위한 논의도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일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새벽배송만 허용될 경우 직원들은 오프라인 매장문은 닫은 채 근무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새벽배송을 위한 택배작업에만 투입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대형마트에 새벽배송만 허용하는 것에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규제가 쿠팡만 키웠다는 핑계로 대형마트의 족쇄를 풀어주겠다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기업의 무한 경쟁 틈바구니로 밀어넣는 처사”라며 “생존을 위협하는 개악이 강행된다면 생존권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이 반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에 전달했다. 이들에 대한 보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여당 시각이다. 6·3 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민심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상생안’을 마련하면 추가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