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에서 참가 기업 중 하나인 HD현대중공업에 부과된 보안 벌점이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보안 감점 연장 적용을 막기 위해 HD현대중공업이 신청한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 심문이 시작됐다. 이번 가처분이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보안 감점이 사라질 수 있어 업계에서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방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는 1일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에 대한 심문기일을 가졌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 법원에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KDDX 사업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며 “이는 최근 입찰에 참여한 해양정보함 기본설계 제안서에 대한 방사청의 평가 결과를 통해 보안감점 적용이 법적 근거 없이 부당하게 연장됐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당시 이유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보안 감점에 민감한 이유는 KDDX 사업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다.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사업비는 7조8000억원 수준이다. 사업은 총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 후속함 건조 순으로 순으로 이뤄진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 HD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보안 감점이다. 현재 1.2점의 보안 감점을 받고 있는데, 소수점 단위로도 사업자가 갈리는 군함 수주산업 특성상 1.2점은 상당한 부담이다.
보안 감점을 받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 2013년 KDDX 군사기밀 탐지·수집,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8명은 지난 2022년 11월에,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에 유죄가 확정됐다. 이들은 징역 1~2년,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은 보안 감점 1.2점을 받았다. 당초 방사청은 이 두 사건을 동일한 사건으로 보고 HD현대중공업의 보안 감점 적용 기간을 2022년 기준으로 3년간인 2025년 11월로 정했다. 하지만 방사청이 내부 법률 검토를 다시 진행한 결과 기밀의 종류나 형태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 두 사건을 분리하기로 하면서 HD현대중공업의 감점 기간이 1년 연장됐다.
사안에 대한 방사청과 HD현대중공업의 시선은 엇갈린다. 방사청은 ‘두 개의 사안은 별건이므로, 각각 벌점을 부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기존 벌점을 연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초 형 최초 확정일로부터 감점기간을 산정했지만 방사청이 이유없이 연장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방사청은 계속 일관되게 최초 3년이라고 얘기했다며, (연장은) 신뢰보호 원칙을 깨는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점수 차이가 1.2점 차이 이상이 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근소한 차이로 결정이 나면 가처분 결과 등 고려해야 할 게 많아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