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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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로 암 치료 가능”… 환자들 속여 수천만원 가로챈 80대

밀가루와 혼합한 반죽 몸에 발라
무면허 진료 80대 징역 1년 6개월

‘와사비(고추냉이)를 넣은 반죽을 몸에 바르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환자들을 속여 3000만원 넘게 받아 챙긴 8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서울서부지방법원 제공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성준규 판사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모(80)씨에게 징역 1년6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전씨는 의사나 한의사 면허가 없는데도 ‘암세포를 없애는 치료법이 있다’고 환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2021년 10월 직장암 환자에겐 와사비와 밀가루 등을 섞은 반죽을 몸에 발라 랩을 씌우고 부항기를 이용해 피를 뽑는 등 비과학적인 의료 행위를 했다. 전씨는 그 대가로 20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암 환자 두 명에게도 같은 의료 행위를 한 뒤 각각 1000만원과 87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했다고는 볼 수 없는 위험한 방법으로 의료 행위를 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일부 환자들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이 절박한 사정에 있던 환자 측으로부터 치료비 명목으로 받은 돈의 액수 또한 적지 않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전씨의 무면허 의료 행위가 환자 측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금전적 대가 일부를 환자 측에 돌려준 점 등이 참작됐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