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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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2형 발사 지휘" 北, 김정은 지도력 띄우기

북극성 명칭은 金 상징인 듯
북한 공식 매체는 13일 전날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성공 사실을 대대적으로 발표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도력을 부각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극성-2형 발사 하루 전인 11일 발사 준비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북극성-2형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하셨다”며 “시험발사 날짜를 몸소 정해주시었으며 그 준비사업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이어 “무려 이틀간에 걸쳐 …(중략)… 전략무기 개발의 전 과정을 진두지휘하시던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라며 김 위원장의 지도하에 모든 과정이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현장을 이틀간 현지 지도한 것이 북한 매체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 성공이 “탄생 75돌을 맞이하는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 드리는 가장 깨끗한 애국 충정의 선물로 된다”고 발언해 발사 날짜를 정하는 데 있어 광명성절(김정일 출생일·2월16일)을 염두에 뒀음을 시사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우리 식의 새로운 전략무기체계’라고 밝힌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발사 장면. 무한궤도 차량에 장착된 원통형 발사관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콜드 런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된 북극성 2형(왼쪽부터)은 10여m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했고, 이후 흰색 화염을 내뿜으며 완전 부스터 단계에 돌입해 하늘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과 2면에 김 위원장 모습과 함께 이동식 발사차량 진입→ 탄두의 수직 발사대 장착→ 점화→ 발사→ 비행 과정을 단계별로 쪼갠 컬러사진 총 38장을 게재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낮부터 북극성-2형 발사 성공 과정을 고화질 영상으로 내보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부여한 북극성이라는 명칭은 김 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8월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북극성이라고 명명한 데 이어 이번에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북극성-2형이라고 했다.

북한이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의 발사 장면 사진.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 "우리 식의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인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 2형 시험발사가 2017년 2월 12일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
연합
북한에서 태양은 김일성 주석, 광명성은 김 국방위원장을 나타낸다. 북한은 탄도발사체에 천체 용어를 붙이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 은하로 부르다가 지난해 2월 김 국방위원장 출생일 전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은 광명성호로 칭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김 주석과 김 국방위원장을 태양·광명성으로 지칭하는 것과 달리 북극성이 김 위원장을 지칭한다는 명시적 설명을 한 바는 아직 없다.

북한이 향후 북극성을 소재로 김 위원장 우상화 작업을 강화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북극성은 회전반경이 매우 작아서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여 과거부터 장거리 여행이나 항해의 기준으로 이용됐다. 통일부산하 통일교육원이 펴낸 ‘북한지식사전’은 “김정일의 광명성 별칭은 김일성의 태양’ 별칭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지도자로서의 전통성을 강조하고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를 통해 세습체제의 정당성을 구축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