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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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맥마스터에 NSC 운영 전권 부여”

극우 노선 논란 배넌 수석전략가 / 맥마스터 원하면 NSC퇴출 검토 / 아직 운영 구상은 밝히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한 H R 맥마스터 육군 중장에게 국가안보회의(NSC) 운영의 전권을 줄 계획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맥마스터 보좌관이 원하면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및 고문을 NSC에서 퇴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극우 노선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배넌 고문의 NSC 참여 문제에 대해 “맥마스터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하면 대통령이 매우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NSC를 새로 구성하면서 배넌 고문을 NSC 수석회의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동안 당연직이었던 국가정보국(DNI)국장과 합참의장을 제외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한 바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의원 50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국가안보가 당파 정치의 희생양이 되면 절대 안 된다”며 배넌 고문의 NSC 축출과 DNI 국장 및 합참의장의 NSC 복귀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야당의 요구를 일축했으나 최근 국가안보보좌관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난 뒤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러시아와 ‘내통’하고, 이 사실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에게 숨겼다가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 로버트 하워드 해군 예비역 중장을 임명하려 했으나 그는 NSC의 구성 및 인사에 관한 전권을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안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진통을 겪은 뒤 지난 주말 맥마스터 등 국가안보보좌관 후보자들과 면담하면서 NSC 운영의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그러나 아직까지 NSC 운영에 관한 구상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초급장교 시절부터 상급자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으며 강직한 성격으로 국방·안보 분야 문외한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참모들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핵심 실세로 떠오른 배넌 고문과 대립할 소지가 있다는 전망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