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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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경제 '악화일로'…'사드 뇌관' 긴박한 동북아

中 한국산 불매운동 등 사드 보복 갈수록 심화
韓·美는 “사드 차질없이 배치” 재확인… 갈등 격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미 대(對) 중국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우리의 대외 정치·경제 환경은 악화일로다. 가을에 열릴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리더십 강화를 노리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내부의 권력 투쟁 향배가 결정되기 전까지 사드 문제를 고리로 한 중국의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철조망 설치된 성주골프장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될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입구 주변에 1일 군이 설치한 철조망이 외부인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중·러는 사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에서는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1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와 롯데 측이 부지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8일 중국 거대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상청(京東商城)은 갑자기 사이트 내의 롯데마트관을 폐쇄했다.

삼성, 현대, LG 등 다른 한국기업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사평(사설)을 통해 “한·중 갈등이 가속화하고 있어 삼성과 현대도 곧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한국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한국 제재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선동했다. 이 매체는 인터뷰 기사를 통해 “한반도 유사시 롯데가 사드부지로 제공한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이 중국군의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도를 넘어 군사적 조치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www.lotte.cn)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 공격에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중국의 압박에도 한·미 군사안보 수뇌부는 사드 배치를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혀 양측 갈등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사드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박수찬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