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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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정보분석’ 일본 판정승

고도·비행시간 등 北 발표와 거의 일치 / 美도 일부 차이… 합참 ‘분석 중’ 되풀이
북한의 신형 화성(火星)-12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보분석에서 일본이 판정승을 거두는 분위기다. 일본이 1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발표한 미사일 발사 시간, 최고 고도, 비행거리 및 평가 등이 15일 북한의 발표와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전날 북한 미사일이 오전 5시28분 발사돼 최고 고도 2000㎞까지 상승하고 800㎞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오전 5시28분 발사, 최고 고도 2111.5㎞ 상승, 787㎞ 비행이라는 발표와 큰 차이가 없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신형 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도 맞은 셈이다.

이에 비해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분석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발사 시점은 5시27분으로 밝혀 1분의 오차가 있었고 최고 고도는 공개하지도 못했다. 비행거리는 700㎞라고만 했다. 미국도 오전 5시30분 발사했다고 발표했으며 북미지역을 타격할 수 없다고 밝혀 북한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 언론이 미군 당국의 말을 인용해 이번 미사일이 KN-17이라고 보도한 것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미군 측은 KN-17을 대함탄도미사일(ASBM)로 보고 있으나 북한은 지대지미사일로 발표한 탓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를 통해 원활한 정보교환이 이뤄졌으나 정찰위성이 없는 한국군이 일본 자위대에 비해 절대적으로 정보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정보분석 능력 등에서 일정한 한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도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언론에 발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일본 자위대의 정보력은 우리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이나다 방위상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0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