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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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 길들이기’ 추가 핵실험 우려

“대형 핵탄두도 장착 가능” 암시 발언 / 朴정부 출범 앞두고 3차 핵실험 전례
북한이 15일 신형 북한의 신형 화성(火星)-12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을 공개하면서 밝힌 표현 때문에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北 미사일 성능 과시 북한이 14일 오전 5시28분(서울시간 기준) 평북 구성 일대에서 발사한 화성-12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는 사진을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주체탄이라고 표현한 화성-12의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확보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군사 전문가들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이 시험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글에서 “표준화된 핵탄두뿐 아니라 대형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중장거리탄도로케트(로켓·미사일)…”라고 언급한 대목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금까지 핵실험을 통해 보여준 10kt 내외의 폭발력을 지닌 핵탄두를 의미한다면 대형중량이라는 표현은 그보다 더 큰 폭발력을 지닌 탄두를 의미한다”며 “추가적 핵실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정은(노동당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은 빠른 속도로 핵·미사일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도 대형중량 핵탄두 언급 외에도 “필사의 각오를 가지고 본때 있게 달라붙어 짧은 기간에 세상을 들었다 놓을 훌륭한 무기체계를 만들어냈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김정은체제 나름의 핵·미사일 개발 완료 일정에 맞춰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미·중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모습 드러낸 北 미사일 개발 주역 김정식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가운데)이 14일 화성-12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성공하자 간부들과 함께 웃는 장면 뒤로 북한 미사일 개발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붉은 원)이 중장(별 2개)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등장한 사진을 노동신문이 15일 공개했다. 김정식이 군복을 입은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김정식 옆에서 중장 군복을 입은 미사일 전문가 장창하는 당 중앙위 책임일꾼이라고 소개돼 국방과학원장 자리에서 퇴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한·미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일종의 길들이기 성격으로 해석되는 군사적 움직임을 보인 전례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3년 2월 12일 박근혜정부의 출범을 13일 앞두고 실시된 3차 핵실험이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보다 수위가 낮은 저강도 군사조치에 나선 경우도 있다. 2007년 2월 노무현정부 출범 초기에도 지대함미사일 1기를 동해상으로 발사한 데 이어 3월 초에는 북한 공군기가 동해 공해상에서 정찰 중인 미 공군 R-135기를 위협한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이번 화성-12 시험발사 준비 현장에 이틀간 머물며 직접 발사를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