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시아버지는 며느리에게 키스하세요"...여성에게 상처 남는 악습 '비판'

중국에서 과거부터 불필요하게 이어진 풍습에 대한 비판과 이를 없애자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18일 동방신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구이저우성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진행된 결혼식서 술에 취한 신랑 아버지가 며느리에게 달려들어 강제로 키스하여, 이를 말리던 신랑과 친구 3명이 큰 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같은 달 장쑤성에서는 신랑 아버지가 신부 어깨에 손을 얹고 마치 연인처럼 입장하던 중 사회자가 “시골 법을 따르라”는 지시를 내리자 시아버지 될 사람이 며느리를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전해졌다.
며느리와 입맞춤하는 시아버지. 하객을 웃게 하려고 이러한 행동을 한다.
이러한 사건·사고가 계속되자 시민들은 오래되고 불필요한 관습을 없애자는 의견과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축하받아야 할 결혼식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혼료(婚鬧)‘라는 풍습이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풍습은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웃음을 전하는 등 분위기를 띄울 목적으로 행해지는데, 일부에서 왜곡된 생각으로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문제시되고 있다.
뱀을 어깨에 걸친 부부. 뱀은 애교 수준이다.
베이징 민속학회 가오웨이 서장은 “혼료는 고대 신부를 납치해 결혼하던 조잡한 풍습과 관계한다”며 “혼료를 빙자하여 상식 밖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 풍습이라고 해서 모두 이해받고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좋은 풍습은 유지하고 버릴 건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이 앞장서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혼료를 현대적 감각에 맞춰 노래나 춤 등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동방신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