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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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신화 끝났다, 마무리는 남았다

슈퍼스타 서태지와 늦깎이 벼락스타 이지아는 팬덤을 무너뜨렸다. 이성을 잃은 채 광기를 번득이는 절대 팬들의 무조건적 충성 쯤은 유효하겠다.

살인마는 정신병질자(사이코패스)다. 정신병자(사이코틱)와는 다르다. 법적으로는 미친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안다. 이성적이고 똑똑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매력마저 발산한다. 멀쩡해 보이니 한층 위험하다. 사이코패스의 쾌활함은 위장수단일 뿐이다. 사이코패스는 사랑하거나 타인을 돌볼 줄 모른다. 미안한 감정을 품지도 못한다. 나의 욕망이나 이익을 얻는 대상이 남이다. 몹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사기 성향이 짙다.

신데렐라의 구두는 유리구두가 아니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이 아니다. ♂과 ♀은 성기의 모습에서 유래하지 않았다. 아담과 이브가 먹은 금단의 열매는 사과가 아니다…. (신데렐라는 다람쥐의 모피·vair로 만든 구두를 신었다. 프랑스어 번역 과정에서 유리·verre로 오역됐다) 영화 중간에 콜라광고를 끼워넣으면 콜라 매출이 는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이런 유의 잠재의식 광고는 전혀 효과가 없다. 이상, 상식의 오류들이다.

가수 서태지는 총각, 탤런트 이지아는 처녀라는 상식은 상식이 아니었다. 비밀유지와 보안의 달인 커플이다. 어디 국정원이나 상하이 총영사관 같은 데서 특채함 직하다.

사람의 얼굴에서 동물의 형상을 파악, 해당인의 성질과 미래 따위를 유추하는 것이 물형상법이다. 서태지의 물형관상은 오소리다. 오소리가 복잡한 굴을 파고 생활하듯 서태지도 주로 숨어 지낸다. 오소리는 보통 14년 정도 산다. 서태지의 결혼사실이 14년 만에 드러났다. 동시에 ‘살아있는 전설’로서의 수명도 14년에서 멈췄다.

‘밀리언 달러 티켓’의 저자는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를 50명도 더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지혜, 습관, 원칙의 공통분모를 8가지로 정리했다.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열정을 품고 성공을 갈구한다, 자신에게 편하고 익숙한 영역을 확대하라, 거짓말과 운은 성공을 만들지 않는다, 목표를 설정하라, 힘든 일을 즐겨라, 끈기를 가져라, 실패를 예상하라. 현 시점 서태지와 이지아에게 권할 만한 말들이 여럿 보인다.

사과는 가해자의 몫인 경우가 많다. 대개 피해자보다 상위계층이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 묵살하면 그만이기는 하다. 단, 존경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책임이 따르지 않는 권위는 조롱거리일 따름이다. 정신의학자 에어런 라자레이는 “인간의 상호관계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행위 중 하나는 사과를 주고받는 것이다. 사과는 창피함과 불만을 치유하고 복수욕구를 제거하며 감정이 상한 이들의 용서를 구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사과는 4개 과정으로 이뤄진다. 잘못 인정-해명-후회·수치심·겸허·진심 등을 포함한 다양한 태도와 행동거지-보상이다. 이들 단계를 거쳐 성공한 사과는 피해 당사자의 심리적 욕구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한다. 가해자의 심적 고통을 목격하면, 위안이 된다. 가해자의 잘못 수긍에서 끝난다면 완성된 사과는 못된다. 후회와 더불어 절제·진심·정직의 전달, 해명, 보상이 필수다.

가해자가 자기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지속적 헌신이 사과다. 누가 잘났고 옳은지 따지는 것이 아니다. 갈등을 해소하는 특별한 방법이다. 종교, 사법적 시스템에도 이미 변형된 형태로 녹아있다. 사과를 구성하는 정직, 관대, 겸손, 헌신, 용기는 예외없이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