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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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학생 5만 시대… 지원책 급하다

올 8276명 늘어 전체 0.7% 차지
상당수 부적응·차별 이유 중퇴
다중언어 강사·특별반 등 절실
국내 다문화가정 학생이 5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자녀 가운데 상당수는 학업 부적응과 차별 등을 이유로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거나 아예 취학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4월 기준으로 국내 다문화가정 학생이 5만6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초·중·고교와 대안학교에 재학 중인 4만6954명과 외국인학교 재학생 9035명을 더한 것이다. 이 가운데 일반·대안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은 지난해보다 8276명(21%) 늘어 전체 학생 가운데 0.7%를 차지했다. 72.0%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었고 중학생은 20.5%, 고등학생은 7.5%였다. 전체 학생 수는 매년 20만명 이상 감소하지만 다문화가정 학생은 꾸준히 늘어 2014년쯤에는 6만명(1.1%)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다문화가정 학생의 85.3%(4만40명)는 국제결혼가정 자녀로 국내에서 태어났다. 외국에서 태어나 중도 입국한 학생은 9.1%(4288명)였고, 외국인가정 학생은 5.6%(2626명)였다. 특히 중도입국 학생이 전년에 비해 1748명(68.9%) 늘었는데 올해 신·증설된 지구촌학교(초중학교 과정), 서울·충북 다솜학교(직업학교) 등 대안학교(3곳) 및 예비학교(26곳)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거주지별로는 경기(22.2%), 서울(15.9%), 전남(8.0%) 등의 순이고, 부모 원국적별로는 중국(33.8%), 일본(27.5%), 필리핀(16.1%)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급증하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지원하기엔 크게 미흡하고, 이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문화시대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중도에 학교를 그만둔 학생은 지난해보다 0.14%포인트 늘어난 0.82%(초 0.54%, 중 1.49%, 고 2.12%)였다. 아예 학교를 다니지 않거나 포기한 학생이 전체 다문화가정 자녀의 50∼6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교과부는 정확한 통계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다문화가정 자녀 1만41명 가운데 5951명(59.26%)만 학교를 다녔는데 미취학 이유는 열악한 경제력과 자녀의 학교 부적응 때문으로 파악됐다.

교과부는 지난 3월 전담 코디네이터 배치 및 글로벌 선도학교(다문화 교육 거점학교) 확대를 골자로 한 ‘다문화학생 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학생의 기초학력 제고에만 무게를 뒀을 뿐 급우들의 놀림·차별 해소 및 학교 차원의 지원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평가다.

다문화 대안학교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피부색이 다른 데다 한국말이 서툴다보니 다른 아이들의 놀림이 되거나 심지어 교사들로부터도 차별받을 때가 많다”면서 “다중언어 강사 및 다문화학생 특별반 확대 등 정부 지원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