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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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소득 따라 자녀 수학점수 최대 19점차

KEDI, 초·중·고생 4만여명 조사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부모 영향력 커져
국어 등 다른 과목은 수업 태도가 더 중요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자녀의 수학 성적이 최대 19점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고교 등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수학 점수에 끼치는 부모의 영향력은 점차 강화됐다. 하지만 국어 등 다른 과목의 성적은 부모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대신에 학생 수업 태도와 분위기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초등 250개교, 중학교 211개교, 일반계 고교 165개교,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54개교 재학생 4만여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한 ‘학교교육 실태 및 수준, 격차 현황(2003∼2011년)’ 연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수학 성취도 점수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SES)’에 따라 초등학교 약 14점, 중고교 19점 차이가 났다. SES 지수가 하위 20%인 부모를 둔 초등학생의 수학 점수는 평균 43.91점인데 상위 20%는 58.21점으로 14.3점 차이가 났다.

부모 SES에 따른 수학 점수차는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더 벌어졌다. 상·하위 20%의 최대 평균 점수 차는 중학교 18.8점, 고교 19.23점이었다. 하지만 국어 과목은 부모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상·하위 20%의 점수 차이는 중학교 13.53, 고교 14.05점이었다.

김양분 선임연구위원은 “부모의 SES 지위에 따른 교육격차는 고교의 경우 일반계고 학생만 대상으로 해서 점수차가 축소됐을 수 있다”며 “수학 과목 특성상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가정 배경에 따른 차이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초·중·고생들의 학력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학교급별로 분석한 결과는 고교은 학교 효과가 초·중학교에 비해 매우 크고 부모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평균 성취도 점수에 따른 학생간 점수차는 초·중학교 5%(초등 국어)∼13%(초등 수학)인데 고교는 26%(국어)∼37%(수학) 수준이었다.

학생 점수에는 수업 태도와 분위기, 성취 압력이 일정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 태도는 국어의 경우 초·중·고생 모두에게서, 수학은 초등학교 하위권, 중고교는 중상위권에서 특히 효과가 컸다.

수업 분위기는 초·중·고 모두 하위권으로 갈수록, 교사·부모의 학습 동기부여(성취압력)는 중고교 하위권일수록 더 큰 효과를 발휘했다. 반면 담당교사가 비정규직(기간제)이고 수준별 이동수업이 많을수록 고교 상위권 성적은 더 낮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학생의 학업능력은 가정환경과 학교가 소재한 지역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가정과 학교 모두 지원이 부족한 저소득층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