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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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교환 가능하신 분 연락해주세요"

'스와핑 카페' 낯뜨거운 문전성시
‘퇴폐 성문화’ 인터넷서 은밀히 확산
게시판에 버젓이 “파트너 구함”
지역·만남장소·시간까지 올려
중독성 강해… 불법행위 가능성
"사회 만연하는 상황은 피해야"
‘부부교환 가능하신 분 연락해주세요.’

3일 인터넷 한 음란사이트 게시판에서 ‘부부’라는 단어를 검색하자 부부교환 혹은 커플교환 성관계를 원하는 사람들이 올린 글이 쏟아졌다. 글쓴이들은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원한다’, ‘술집에서 만나 간단하게 한잔하고 모텔로 이동할 계획’이라는 등의 글을 올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구하고 있었다.

최근 두 쌍 이상 부부들이 만나 상대를 바꿔 성관계를 갖는 ‘스와핑(swapping)’ 등 퇴폐적인 성문화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번지고 있다. 개인의 성적 취향이지만 사회적으로 만연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퇴폐적인 성생활은 인터넷에서 시작한다. 스와핑을 원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지역과 만남 시간·장소 등을 적은 글을 올려 파트너를 찾는 방식이다. 이런 사이트에는 ‘교환’에 참여할 사람들을 구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지역도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부산 등 다양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올라오는 글도 늘어난다.

지난 2일 인터넷의 한 음란사이트에 올라온 부부교환(스와핑) 모집 글. 이 사이트에는 하루에 수차례씩 부부 혹은 커플교환을 원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다.
인터넷 캡처
스와핑을 목적으로 만든 인터넷 카페도 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 사이에 만들어진 스와핑 카페 4곳이 활동 중이다. 카페는 회원 등급을 나눠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등급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비밀리에 운영된다. 포털 사이트에서 금지하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스와핑 카페인지 알 수 없게 돼 있다. 회원 수가 6000명에 달하는 한 스와핑 카페는 ‘부부·커플 회원의 만남과 친목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간’이라고 소개글을 올려놨다.

스와핑도 일종의 변태 성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승원 덕성여대 교수(심리학)는 “스와핑은 정상적인 성행위에서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스와핑을 접한 사람들이 호기심에 참여했다가 중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부끼리 상대를 바꾸는 것을 넘어 한 부부가 낯선 남성을 초대해 성관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에 사는 한 30대 부부는 음란사이트에 ‘몸에 문신 없고 인상이 험악하지 않은 30대 중반 남성을 초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초대를 원하는 남성은 간략한 신체조건을 적어 쪽지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보통의 성생활을 벗어난 이러한 행위는 더 강한 쾌락을 좇는 것이기 때문에 마약 복용 등의 불법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개인의 성적 취향에 공권력이 개입하는 것은 과도하다”면서도 “스와핑 등이 만연했을 때 사회가 퇴폐적으로 흐르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이 비판적 시각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