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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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아 돌아와 다오”

종교계·시민 무사귀환 기도행렬
안산 단원고선 매일 촛불문화제
대한민국이 깊은 슬픔에 빠졌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여객선 침몰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기적’을 소망하는 가족들의 간절함은 국민의 심경이기도 했다. 꽃 같은 아이들, 누군가의 엄마, 아빠, 가족인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기도 행렬이 이어졌다.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은 17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실종된 승객들이 조속히 구조되고,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기를 기원합니다”라고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전국 2500여개 사찰에서 ‘진도 여객선 실종자 무사 생환’을 바라는 기도를 시작했다. 천태종과 원불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불교·기독교계도 기도 행렬에 동참했다.

경기 안산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가 참변을 당한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위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단원고 1·3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모인 500여명은 빗속에서도 단원고 운동장에 모여 ‘웃는 얼굴로 꼭 다시 만나자’ 등의 문구가 적힌 A4 용지를 들고 실종 학생의 무사 귀환을 염원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한 여학생은 “친척 동생이 사고가 난 배에 타고 있었는데, 생존 학생에게서 동생을 객실 안에서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무사히 돌아와달라’는 메시지가 동생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며 울먹였다. 안산 지역 시민단체와 학생들은 기한을 정하지 않고 촛불 문화제를 매일 열기로 했다.

네티즌들은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바라며 SNS(소설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기원의 글을 끊임없이 올렸다. 트위터 아이디 ‘@nidd***’는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보다 무조건 구조가 우선이다”고 말했고, ‘@ju****’ 역시 “아이들 생각에 눈물만 난다. 꼭 살아서 나와야 한다 아이들아”라고 기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