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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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심장' 아기, 작은 영웅이 되다

 

‘반쪽 심장’을 갖고 태어났음에도 힘든 수술을 이긴 뒤,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아기가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잉글랜드 북동부 클리블랜드 주 하틀리풀에서 태어난 잭 스티븐스는 세상 빛을 볼 때부터 ‘좌심실형성부전증후군(HLHS)’을 갖고 있었다. 이는 선천적으로 나타나는 심장 기형 중 하나로 정상적인 심장이 각각 두 개의 심방과 심실을 갖는 것에 비해 HLHS 환자는 심장 왼쪽의 좌심방과 좌심실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생후 15개월밖에 되지 않은 잭은 지금까지 4번의 '개심수술(開心手術)'과 5번의 추가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종종 발작까지 일으켰던 잭은 3차례에 걸쳐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부모의 숨결을 느끼기도 전부터 차디찬 칼날에 몸을 맡겨야 했다.

잭의 부모도 아들이 수술대에 오를 때마다 의료진으로부터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수술 도중 사망할 확률이 무려 30%에 이른다는 것을 알았지만, 잭의 부모는 어쩔 수 없었다.

의료진은 좌심실과 좌심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잭을 위해 인공적으로 대동맥에 피를 내뿜는 장비도 동원했다. 태어날 때 무게가 불과 1.9kg이었던 잭이 견디기에는 너무나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잭은 수술을 이겨냈으며, 지금은 집에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환하게 웃는 잭의 얼굴을 보노라면 천사가 여기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잭의 아빠 크리스 스티븐스(30)는 그런 아들이 대견하다. 그는 “아들은 정말 놀랍다”며 “미소로 가득 찬 얼굴이 하루가 다르게 나아진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다른 사람들이 우리 아들을 본다면 별다른 일이 없는 것처럼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잭의 엄마 애쉬튼 스티븐스(27)는 “아들은 우리에게 영웅”이라며 “잭이 그동안 견뎌낸 것들이 뭔지를 알게 된다면 작은 용사라 불러도 손색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지금 잭이 환하게 웃고 있지만 언젠가는 심장이식 수술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때’가 언제인지 의료진도 확실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잭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많은 이들은 “정말 사랑스러운 아기, 항상 건강하기를 바란다” “신이 아기를 축복해주실 것” “아기지만 정말 강력한 존재”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