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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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녀 뱃속에 '2kg' 머리카락 뭉치가…왜?

 

일 때문에 멀리 떠났던 차이 리앙(36)은 오랜만에 딸 니우니우 리앙(8)을 만나러 집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예전보다 딸이 훨씬 말라 있었기 때문이다.

차이는 딸을 중국 허난(河南) 성 저우커우(周口)에 있는 부모에게 맡기고 아내와 함께 집을 떠나있던 상태였다. 그는 혹시나 부모가 니우니우에게 밥을 제대로 준 건 아닌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대신 차이는 부모로부터 “니우니우가 뭘 먹을 때마다 복통을 호소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에 딸을 데려간 차이 부부. 이들은 병원에서 놀랄 만한 소식 하나를 듣게 된다. 니우니우의 뱃속에 머리카락 뭉치가 들어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X-레이 검사에서 니우니우의 뱃속에 마치 외계인을 연상케 하는 물체가 든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그것이 ‘머리카락 뭉치’라는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서는 어찌 된 일인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일단 의료진은 니우니우의 뱃속에서 머리카락 뭉치를 제거하는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충격적인 사실은 니우니우의 배에서 나온 머리카락 뭉치 무게가 자그마치 2kg에 달했다는 것이다. 니우니우의 복통은 머리카락 뭉치가 소화를 방해한 결과였다.

차이 부부는 의료진으로부터 니우니우 뱃속에서 머리카락 뭉치가 나오게 된 이유를 듣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니우니우가 머리카락을 먹은 이유가 ‘애정결핍’이라는 것이다.

비록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자신을 보살폈지만, 니우니우는 곁에 부모가 없다는 데 불안감을 느꼈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근잘근 씹어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정결핍의 흔한 증상인 ‘손톱 물어뜯기’와 비슷한 셈이다.

다행히도 니우니우는 더 이상 머리카락을 씹지 않는다. 아빠가 옆에서 자기를 돌봐주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는 딸을 보살피기 위해 휴가까지 냈다.

차이는 “아내와 내가 번갈아가며 딸을 돌보겠다”며 “딸이 심적으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뉴욕데일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