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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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3m' 거리에서? 정말?

외신이 일제히 '10피트(약 2.5m)' 거리에서 찍었다고 보도한 사자의 사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홈페이지에서 캡처하였으며, 왜곡을 피하기 위해 이미지 사이즈는 편집하지 않았다.
배고픈 사자의 생생한 얼굴을 포착한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사진작가와 사자 사이의 거리를 놓고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이 9일(현지시각) 보도한 아티프 사에드(38)의 작품이다. 사에드는 최근 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 주의 라호르에 있는 사파리 공원에서 생생한 사자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외신에 공개했다.

그런데 외신들이 일제히 “사에드가 ‘10피트(약 3m)’도 안되는 거리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해 네티즌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기사에 나온 거리는 분명 10피트지만, 사진만 봤을 때는 그보다 더 먼 거리에 사자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사에드는 안전장치가 설치된 차 문을 열고 바깥에 나왔다”며 “조심스레 기어 사자로부터 10피트(약 3m) 이내에 앉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에드의 ‘찰칵’하는 셔터 소리에 반응한 사자가 그의 존재를 발견했고, 사에드는 재빨리 차량으로 뛰어들어왔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사에드는 목숨을 건졌다. 그랬기 때문에 외신의 기사가 나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에드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자로부터 몇 피트 거리에 있었다”며 “사자는 마치 먹이를 보듯 나를 쳐다봤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촬영으로부터 차에 복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워낙 사자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다시는 카메라를 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사에드와 외신을 의심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난 사에드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도 피투성이 죽음을 각오하고 사자와 수 피트 이내에 접근할 수 없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도 “사진작가가 사파리 공원에서 사자 근처를 어슬렁거릴 수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네티즌은 “10피트? 사에드의 사진을 내려받아 메타데이터를 조사했다”며 “그는 니콘 D4 카메라에 500mm 렌즈를 장착했고, 분석 결과 사에드와 사자 사이의 거리는 83피트(약 25m)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사에드의 작품이 거리 논란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사자의 성난 표정을 생생히 포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네티즌들이 거리를 의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러 네티즌들은 “사에드의 사진이 놀랍다”며 “지금까지 봐온 어떠한 사자보다도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