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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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우리 아들 사진 지울 권리 없다"

 

코 없는 아기의 출산 소식에 많은 네티즌이 안타까워했던 가운데 해당 산모가 게재한 사진을 페이스북 측이 강제 삭제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행히 사진은 논란 직후 원상복구된 상태다.

영국 메트로 등 외신들은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코 없이 태어났던 아기 사진을 페이스북이 삭제했다가 다시 복구한 사실이 전해졌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야기는 지난 3월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앨라배마 주에 사는 브랜디 맥글래서리는 아들 티몬시 엘리 톰슨을 낳았다. 그러나 톰슨에게는 한 가지 치명적인 결점이 있었다. 코의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는 맥글래서리가 제대로 된 임신 기간을 채우지 않고 조산한 데 따른 결과로 알려졌다.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맥글래서리는 톰슨을 친아들로 받아들이고 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톰슨의 사진은 게재 6시간 만에 ‘좋아요’ 3만개 이상을 받아 급속히 퍼져나갔으며, 그의 사연은 여러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맥글래서리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톰슨의 사진을 삭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낙태 반대운동을 펼치는 한 단체가 맥글래서리의 출산 소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톰슨의 사진을 사용하자, 페이스북이 강제로 사진을 지웠던 것이다.

맥글래서리는 “누구도 내가 아들의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하지 못하게 막을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페이스북에서 불쾌한 사진을 볼 수 있다면, 나 또한 우리 아들 사진을 올릴 이유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톰슨처럼 코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날 확률은 1억9700만분의 1로 알려졌다. 톰슨은 태어난 지 5일 만에 기관절개 수술을 받았으며, 의료진은 톰슨이 조금 더 나이가 들면 그의 안면골격에 인공적으로 콧구멍 뚫는 수술을 할 계획이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 대부분은 페이스북의 방침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한 네티즌은 “모든 아기는 아름다운 존재”라며 “누구나 아기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페이스북은 IS사진이나 그들을 따라 하는 영상은 그대로 두면서 아기 사진은 지우는 거냐?”고 지적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오, 페이스북이 그랬다니 이런!”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