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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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 과외’로 사교육비 낮추고 있지만…

일각 “교육과정부터 일관성 확보해야”
사교육 풍조는 과도한 가계 지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고 이를 경감하기 위한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사교육비 경감 방법 중 하나로는 ‘품앗이 과외’가 있다. 1990년대 중후반 등장한 ‘품앗이 과외’는 근처에 사는 주부들끼리 서로 과목을 나눠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으로 널리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재능을 나눌 상대를 구하기도 한다. 한 지역 카페에는 “내가 영어를 가르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줄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주부 김모(37)씨는 “동네 모임에서 알게 된 학부모와 아이 나이가 비슷해서 각자 과목을 나누어 과외를 하기로 했다”며 “학습 효과야 수십만원 이상 드는 과외와 비교하긴 어렵지만 이웃끼리 더욱 의지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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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이 개최한 사교육비 경감 포럼에서는 수시로 바뀌는 교육과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한 참교육학부모회 나명주 정책위원장은 “정권의 취향에 따라 교육과정을 수시로 변경해 교육현장은 방향 감각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며 “일관된 교육과정이 사교육비 안정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말했다.

정부는 선행교육을 규제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대국민 담화에서 교육개혁 방안을 설명하며 “선행 출제 관행을 끊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선행교육 규제법이 시행되고 나서 서울 주요 사설학원들의 선행 교육이 조금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수학과 영어는 선행교육 기간이 여전히 최대 5∼7년에 달해 사교육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설명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7월 한 달간 사교육업체의 선행학습 광고 실태를 분석한 결과 서울 대치동, 목동 등의 13개 주요 학원이나 입시업체들이 평균 3.2년의 선행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시기의 조사에서 파악된 4.2년보다 1년 정도 개선된 수치다.

이에 대해 단체 측은 “선행 정도가 증가한 곳은 없지만 수학과 영어의 선행교육 정도는 여전히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은 선행교육 규제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학원 등 사교육업체의 선행교육 상품 광고에 대해 전국 실태를 조사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