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세 집 중 하나가 캡슐커피 기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2014년 미국에서 점유율 1위 회사의 쓰고 버린 커피캡슐을 이으면 지구 10.5바퀴를 돌고도 남는다고 한다. 한 회사의 폐기물량이 이 정도이니 전 세계에서 매년 버려지는 양은 가늠하기 힘들다. 캡슐 용기의 주요 성분은 7번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재질에 따라 7개로 나뉘는데, 7번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더구나 커피캡슐은 플라스틱 외에 종이, 알루미늄 포일 등이 결합돼 있다. 간편해서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사용 후 커피캡슐을 일일이 분해하여 재활용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둘다북스 대표 |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캡슐커피 기계를 구입할 당시 받은 캡슐 모양의 재활용 컵에 커피 가루를 넣어 내려 마시면 재활용과 건강피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논란의 정점은 커피캡슐을 만든 개발자가 자신의 업적(?)을 후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캡슐커피 기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고백했다. 또한 회사를 사직하고 최근 새로운 회사를 차렸다. 태양열 패널을 만드는 회사이다. 자신의 개발품이 환경에 끼친 부담에 속죄하는 마음에서 차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캡슐커피가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관계당국은 캡슐커피에서 유해성분이 나오는지 조사하고 재활용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커피를 마실 때 지구환경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소비방식을 선택했으면 한다. 커피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 판매하지만 커피나무는 땅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둘다북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