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동성애·성전환 학생들을 위한 ‘성 중립(Gender-neutral) 화장실’이 등장했다. 외신들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평가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LA 남쪽에 있는 산티교육센터(Santee Education Complex)에 성 중립 화장실이 최근 등장했다.
학교 2층에 자리한 성 중립 화장실은 전교생 1700여명이 성별과 상관없이 쓸 수 있다. 원래 여자 화장실이었으나, 학교가 성 중립 화장실로 변경했다. 해당 화장실을 제외한 나머지 화장실은 남녀 구분 표지가 붙어있다.
성 중립 화장실은 동성애, 성전환 학생들을 위한 학교 측의 결정이다. 성전환 수술을 받았거나, 동성애자 학생들이 화장실 사용을 두고 곤란을 겪자 학교 측이 이들을 위해 특별한 배려를 한 셈이다.
외신들은 일반 시설이 아닌 고등학교에 성 중립 화장실이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고 밝힌 알론조 에르난데스(16)는 “수술 후 학교에서 화장실을 쓴 적이 없었다”며 “성 중립 화장실이 생겨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화장실에 갈 때마다 성 정체성을 의심받아 불편했다”며 “편하게 화장실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두가 성 중립 화장실을 곱게 보는 건 아니다. 남녀가 함께 쓰게 되면 성희롱이나 폭력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학교 측은 “성희롱이나 폭력은 다른 화장실에서도 생길 수 있다”며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