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이슈현장] 무안공항 경유 놓고 부처·지자체 대립

호남선 KTX 2단계 지지부진
호남고속철도 사업은 아직 끝났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개통한 용산∼광주송정 구간(249.1㎞)은 1단계 사업이다. 광주송정∼목포 77.6㎞를 잇는 호남선 KTX 2단계가 남아있다.

호남선 KTX 2단계 사업은 애초 2014년 착공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다. 사업비는 2조4700억원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전남도와 기획재정부가 무안공항 경유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와 전남도는 2012년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기본계획을 변경하고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국제공항에 고속철도를 연결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광주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 노선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사업비 절감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광주송정∼나주∼목포를 연결하고, 무안공항은 함평에서 지선으로 연결하자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무안공항 경유 논란의 속내는 예산 절감이 깔려 있다. 기재부는 무안공항을 지선으로 연결할 경우 사업비를 1조원가량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재부는 무안공항을 경유하지 않으면 총사업비는 1조3427억원으로, 전남도·국토부 예산안(2조4731억원)보다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이다.

국토부·전남도와 기재부는 무안공항 노선 경유를 놓고 1년 이상 줄다리기를 벌이다가 논란이 없는 구간부터 착공하자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9월 광주송정∼나주 고막원 26.4㎞ 구간에 대한 실시설계를 마쳤다.

주민들은 호남선 KTX 2단계 사업이 2020년 완공될 수 있게 기본계획을 조속히 확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기재부의 노선 변경 요구로 2단계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며 “당초 건설 취지에 맞게 노선을 확정해 달라”고 했다.

광주=한현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