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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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톡톡] 달갑지 않은 클라우드 시장 ‘눈독’

아마존, MS,IBM, 한국에 데이터센터
한국IBM이 SK㈜ C&C와 손잡고 경기도 판교에 세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25일 본격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서울에 구축한 ‘리전(region·데이터센터 3~4개가 모여 있는 시설)’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5월 서울과 부산에 신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3곳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구글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는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다른 글로벌 IT기업들은 앞다퉈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IT기업들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광역 인터넷망을 갖추고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먼저 곧 한국에 큰 장이 서기 때문입니다.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클라우드발전법)이 시행되면서 정부는 2018년까지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을 40%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김수미 산업부 기자
업계에서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규모가 7000억∼8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어 글로벌 IT기업들의 치열한 유치 전쟁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들도 금융위원회가 고객정보 처리시스템을 제외한 전산시스템에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허가할 방침이어서 VIP고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이 그들에게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요즘 말 많은 전기요금 때문입니다. ICT 장비가 집적된 데이터센터는 서버 관리를 위해 온도와 습도를 맞추느라 엄청난 전력을 소모해 ‘전기먹는 하마’로 불립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어마어마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1㎾당 100원인 데 반해 일본은 240원, 말레이시아는 126원이고 미국, 유럽의 40% 수준입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엄청난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반면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소수의 관리자만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 효과는 그닥 크지 않습니다. 글로벌기업들의 경쟁적인 한국 진출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입니다.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