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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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 잠룡들 '기지개'… 친문 쏠림 극복 고심 또 고심

조직 정비하고 열공하고 유력주자들 출마 채비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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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 이후 당내 잠룡들이 저마다 기지개를 켜면서 대권경쟁이 조기에 불붙는 분위기다.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은 저마다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전대에서 친문(친문재인) 쏠림이 확인되며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잠룡들은 출마 선언과 동시에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은 3일 충남 보령에서 ‘새희망포럼 정기총회 및 하계수련회’를 연다. 매년 해온 행사이지만 이번에는 대권 도전 직후에 열리는 행사여서 7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은 31일 통화에서 “김 의원은 교수와 각계 전문가 그룹과 공부하며 착실하게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최근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을 정비했다. 지난 대선 이후 흩어졌던 지지자들 모임을 통합해 전국적 조직인 ‘국민통합운동본부’를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손 전 고문은 2일 광주에서 지지자들이 마련한 행사에 참석하는 등 활동 반경을 계속 넓히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자문기구 역할을 할 ‘희망새물결’은 오는 10일 공식 출범한다. 박 시장 측은 “우리와 직접적으로 연관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측근인 김민영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 등을 중심으로 300여명이 합류한다. 박 시장은 또 2016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총회 참석을 위해 추석연휴 직전인 4∼12일 미국·캐나다를 방문한다.

‘더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는 2008년 설립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싱크탱크다. 이 연구소는 10월 출간 예정인 안 지사의 책 집필을 도우며 대권도전을 지원하고 있다. 안 지사는 2일에는 야당의 텃밭인 광주를 방문해 광주교육청에서 특강을 한 뒤 지역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잠룡들의 고민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점이다. 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새 지도부가 약속을 했으니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서 계속 뛰겠다”고 말했다.

경선 시점을 놓고 신경전도 한창이다. 당헌에서는 대선 180일 전에 후보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친문 진영은 내년 상반기에 경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박 시장과 안 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현역 단체장들 측에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임기만료 1년 전에 대권도전을 위해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선 정치적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이 시장은 이날 페북을 통해 “특정후보를 내정해 놓고 자치단체장인 경쟁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도 시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역동성이 걱정된다구요? 시기에서 단체장 출신 후보를 조금만 배려하고 2012년 방식(100% 국민경선)대로만 해도 더민주의 경선은 새누리당이 한때 검토했던 ‘슈스케’(슈퍼스타K) 방식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극적인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