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우표발행심의위원회 회의록 및 속기록을 분석한 결과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우표 발행을 안건으로 올려놓고도 우표 발행 타당성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채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
최 의원은 “행사우표로 발행요청된 7건 가운데 박정희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우표는 발행을 결정한 반면 백범김구기념관이 신청한 ‘백범일지 출간 70주년 기념우표’는 발행하지 않기로 했는데 그 이유를 회의록에서 찾을 수 없었다”며 “두 우표의 발행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회의 6일 전에 심의위원들에게 안건을 미리 배포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회의에서 별도 언급이 없었던 것”이라며 “표결로 발행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그냥 통과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정희 우표 발행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9명의 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한 반면 ‘김구 우표’는 한 표 차로 과반을 넘지 못해 통과되지 못했다. 이회영 선생 기념사업 우표에 대해선 정치적 타당성을 둘러싸고 위원들 간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박정희 우표에 대해서는 아무런 토론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한 것이다.
우표발행심의위원회는 우본 담당 과장 1명과 학계와 문화예술, 체육,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16명 등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우본 측은 ‘김구 우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발행된 바 있어 내년에 기념엽서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해명했지만, 박정희 우표 역시 취임 당시 대외 활동 기념우표로 여러 차례 발행된 바 있다. 앞서 우본이 박정희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을 위해 신청 기간 제한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내부 훈령을 개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우본은 “신청 접수는 기한이 지나더라도 관례적으로 모두 반영했기 때문에 사문화된 규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