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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1년째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취업 관련 사이트 게시판에 경력에 밀려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자신의 처지를 넋두리하는 글을 올렸다. 경기 침체로 채용을 줄이는 기업들이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입을 뽑아 교육시킬 여력이 없는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이 같은 ‘경력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A씨는 “대기업만 찾지 말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는데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졸업생들과 졸업예정자들이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박람회에 온 구직자들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한 번도 취업해 보지 못한 실업자가 1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력 선호 현상과 맞물려 A씨와 같은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불과 5년새 두 배 이상 늘어났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전체 실업자 101만2000명 가운데 취업 경험이 한 차례도 없는 실업자는 9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6.1%나 늘어난 수치다. 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기간 취업 유경험 실업자 증가율(2.5%)과 비교해 6.5배가량 높은 증가율이다.
취업 무경험 실업자의 증가는 고용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교육 비용을 감내하면서까지 신입을 뽑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7곳이 신입 대신 경력 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