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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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핵 해결 中 적극 협조해야” 中 “美, 北과 대화재개 나서길”

亞안보회의서 해법 이견 / 매티스 “대북 전략적 인내 종료… 안보위해 더 심화단계 밟을 것” / 中 “美, 한국에 핵 억지력 제공해 한반도 긴장고조 시켰다” 주장 / 매티스 ‘남중국해 영유권’ 中 비판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우리 모두에 대한 위협”이라면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매티스 장관은 “어느 나라도 섬으로 남아 있을 수 없고, 다른 나라로부터 격리돼 있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안보 위협에 대처하려고 동맹국, 파트너 국가들 및 국제사회와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대북 압박 공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나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국을 비판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전통적으로 남중국해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각됐으나 올해에는 북한 문제가 더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졌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날 지적했다.

손은 잡았지만…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왼쪽부터)이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기 위해 손잡고 있다. 미·일 국방장관에 비해 사드 보고 누락 파문을 겪고 있는 한 장관의 표정이 다소 경색되어 있다.
국방부 제공
매티스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이 종료됐으며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위협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향해 국제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중국의 새로운 공헌에 고무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유하고 있는 목표를 지원하려면 각자 맡은 일을 실행하는 것이 긴요하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지키기 위해 더 심화한 단계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은 한반도 문제의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적극 반박했다. 중국 측 대표단의 일원인 야오윈주(姚雲竹) 예비역 소장은 이날 패널 토론에서 “미국이 한국에 핵 억지력을 제공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극심한 불안감으로 핵무기만이 유일한 안전보장 수단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고 북한의 핵 무장을 두둔했다. 그는 또 한국과 미국이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동결하는 조건으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인공섬 군사화와 과도한 해양주권을 주장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변경을 수용할 수 없다”고 중국의 인공섬 건설 등 영유권 강화 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건설 작업의 범위나 효과가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다”면서 “그 본질은 군사화이고, 이는 국제법을 무시하고 국익이 걸려 있는 다른 나라를 멸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